"오늘 즐거웠어요"

"네. 저두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들어가서 톡 하세요"


"가면서 할거에요"


"ㅎㅎㅎ..."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 괜찮은 사람이다. 착하고. 친절하고. 배려심있고. 오늘도 즐겁게 있다가 헤어졌다. 그런데 이상하다. 


소개팅으로 만났다. 만난지는 좀 됐다. 데이트도 네,다섯번 했나.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오늘은 손도 잡았다.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러니까 손도 잡았겠지.


설렘이 없다. 그 사람을 만나면 편하다. 즐겁다. 그런데 마음이 두근거리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설렘이 생길까? '


'설렘이 없는데 사랑이 맞나? '


내가 나쁜 사람 같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아니야. 설렘을 찾는게 뭐가 나쁘지?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데 미안해 하는건가. 그 사람을 좋아하긴 한다고! '


마음이 혼란스럽다.. 


친구들은 뭐라 한다. 나이 먹고 설렘을 찾는게 이사하다고. 드라마를 줄이란다. 10대,20대 연애에서는 분명히 설렘이 있었다. 문자만 해도 좋았다. 걷다가 손이 닿으면 찌릿한 느낌도 받았다. 그래. 어릴 때나 그런거지. 이제는 현실을 쫓는 것이 맞는 걸까.


연애를 시작하는데 설렘은 중요하다. 예쁘고 멋진 외모에서 느낄 수도 있고, 새로운 사람을 하나씩 알아가는 설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설렘이 사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설렘만으로 지속되는 관계는 없다.


"더 이상 오빠한테 설렘이 느껴지지 않아. 우리 헤어지자"


많은 커플이 설레임을 문제로 헤어진다. 하지만 인정하자. 설렘이 문제가 아니다. 그냥 헤어지고 싶어서 헤어진거다. 그 사람을 알고 나니 헤어지고 싶은거다. 2개월만에 설레임이 사라졌다면. 딱 2개월 짜리 연애였던 것이다. 그냥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것이다.



설레임이 없는 연애는 사랑일까


물론이다. 설렘을 느끼지 않는 커플이 많다. 1년이 지나면 대부분 설렘은 사라진다. 편하다. 친구 같다. 하지만 서로 사랑한다.


설렘이 없는 연애도 헤어지면 아프다.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친구보다 친구 같아서 덤덤할 줄 알았다. 아니다. 추억들이 마음을 후비는 것은 똑같다. 내가 가장 편안함을 느꼈던 사람이었다. 설렘은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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